20대 대선, 그리고 그 이후의 민주당

이번 선거로 정계는, 특히 민주당은 완전히 개편될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다.

특히 신기한 게 사람 위주의 개편보다는 지형의 개편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에서 이번 대선의 근본적인 패배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하지 못해서이다.

근본적인 패배 이유를 부동산 문제로, 코로나, 페미vs반페미 등으로 깔고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부동산은 이미 더불어민주당이 170석+을 가져간 총선때에도 상당히 문제가 있던 상황이었다.

그때에도 김현미 전 장관은 욕을 먹고 있었고 그때에도 부동산 문제에서 문재인 정부는 전혀 자유롭지 못했다는 것이다.

코로나는 없었고 마찬가지로 페미vs반페미 이야기는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유명한 여성징병제 관련 ‘재밌는 이슈네요’나 박주민 의원의 ‘여성도 국방의무를 이행하고 있다’는 발언은 2017년에 있었던 일이었고 이때 이미 여당과 현 정권은 완벽한 꼴페미 정권으로 낙인이 찍힌 상태였다.

하지만 2020년에 있었던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20대남성, 30대남성에서도 꽤 차이를 내고 이겼다. 60대를 제외한 모든 세대/성별층에서 이긴것이다.

21대 총선 성연령별 투표경향 (이미지출처:뉴스톱 / 자료출처:KBS)

이는 당시 민주당이 주장하던 ‘검언개혁’에 힘을 압도적으로 실어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검언개혁에 있어 어떠한 것도  하지 못했다. 사실상 방관을 해버린 것이다. 본인들이 약속한 당차원 최대의 공약을 그냥 무시하고 지나간 것이다.

그런 의미로 부동산, 페미vs반페미는 이번 대선에서 패배한 마이너한 이유이다.

검언 개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차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현 청와대는 똑같이 정치개혁을 할 의지가 없는 집단이라는  것이 완벽하게 판명이 났기 때문에 민생과 연결된 부동산, 페미vs반페미, 코로나가 투표에 있어 중요해진 것이지 검언 개혁을 한  상태로 이번 대선을 넘어왔다면 민생에 있어 엄청난 능력을 보여준 이재명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을 업고 이겼을 확률이 매우 높다.  (이번 대선은 순전히 이재명 후보의 원맨쇼였다.)

이번 패배는 더불어민주당에 있어 특이한 현상을 낳았다.

정치에서 표를 모으는 가장 좋은 행위는 아군을 만드는 것이고 아군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을 설정해주는 것이다.

예전의 멸공론, 지역감정이 이를 대표한다.

이번 정권을 지나오면서 가장 재미있는 현상은 페미갈등이 정치권에까지 일어나게 된 것이다.

즉 극단주의자들의 특정 성별혐오 정책은 이제 멸공론, 지역감정에 가까운 수준까지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페미갈등은 이번 대선, 그리고 그 이후의 야당 인수위원회 설립과정 및 여당 개편에 있어 엄청나게 유효하게 쓰였다.

이준석 대표를 필두로한 반페미(일베, 펨코)의 대표주자 국민의힘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을 필두로한 페미(여시, 더쿠)의 대표주자 더불어민주당(재밌는건 일베,펨코나 여시,더쿠나 똑같은 패륜 커뮤니티라는거다. 패륜은 패륜이라 생각하지만 뭐 굳이 착한패륜, 나쁜패륜 나누겠다면 그냥 ‘당신 말이 다 맞다’.)

그나마 대선정국에선 더불어민주당의 페미니즘 관련 색채는 이렇게까지 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패배 이후 정말 극단적으로 옮겨가는 색깔이 되었다.

여태까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어느 당대표도, 어느 비대위원장도, 어느 원내대표도 특정 성별에 대하여 이렇게 ‘특별하게’ 대했던 경우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일부 ‘여성계’의원과 어느정도의 선을 지켜가며 ‘페미니스트’라고 밝힌 특정 지위의 정치인이 있었는데 이번 공동 비대위원장은 정말 색채가 너무 강한 편이다.

아주 놀라웠던 지점은 바로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의 성폭력 무관용 원칙, 여성·청년 공천 확대, 정치적 온정주의 뿌리 뽑기인데 셋다 ‘여성 관련 쇄신안’이다.

더불어민주당이 패배한 중요 포인트의 쇄신안은 전혀 꺼내놓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여성’만을 외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예전 정의당의 움직임과 너무나도 유사하다.

정의당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던 이유는 ‘노동자’들을 위한 당이었다는 색깔이 명확했다는 점인데 여기에 ‘여성’과  한국의 ‘페미니즘’이라는 색깔을 끼얹고 보니 완전히 현재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되었었고 이는 현재 정의당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만약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이 ‘성범죄 무관용 원칙, 다방면의 사람들에 대한 공천 확대, 개혁을 위한 새로운 피 수혈’ 같은  이야기를 했다면 납득이 충분히 가는 일이었을 것이다. (19대 대선과 20대 대선의 사이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여러건의 성범죄가  일어났기에 첫번째 쇄신안은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모든 쇄신안은 여성으로 향하고 있고 이는 결국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의 최고, 최대의 관심사가 페미니즘이라는 것이다.

즉, 아군과 적군을 명확하게 설정한 혐오정치로 더불어민주당을 통째로 갖다 놓은 상황이 되었다.

이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매우 반길만한 일이다.

더 이상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언론등에 있어 강력한 개혁주의 성향을 띄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 기조는 아마 최소 2, 3년은 갈 확률이 높으며 길면 수십년간 이어질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골치아픈 검찰, 언론 등의 상황으로 싸우는게 아니라 아주 단순한 ‘더불어민주당은 페미다! vs 국민의힘은 페미를 반대한다!’로  싸우기만 해도 표가 확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양당에서 이렇게 페미갈등을 겪게 된다면 페미관련 갈등은 지금보다 더 심화될 것이다.

거대 양당이 오래도록 손잡고 다른 개혁은 딱히 하지 않으며 신나게 싸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이 된 것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몇몇 지지세력은 검언개혁 관련으로 지역구 의원에게 문자를 열심히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더 이상 불가능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대통령은 입법을 거부할 수 있으며 현재 국회 내에서 정말 빠르게 진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손아귀에 있는한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받아보는 입법안이 아니라 윤석열 당선인이 받아보는 입법안이 되었다는 것이다.

즉, 검언개혁은 이제 거부가 될것이고 아마 다음 총선때까지는 어느정도 입법부와 행정부의 마찰로 인해 조용하게 정국이 유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새로 들어서는 행정부 측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어서 민생, 경제에  관련한 행보를 광폭적으로 펴지 못했다.’는 입장을 펼 수 있지만 이미 실각한 더불어민주당은 ‘행정부때문에 민생, 경제에 관한  행보를 펴지 못했다.’ 라는 입장을 펴는것이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도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결국 대의명분을 지킬 것이 아니라면 절대 다수의 행복을 지킬 수 있었어야 하지만 부동산, 코로나, 페미vs반페미는 이미 절대  다수의 행복을 지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해버렸으며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다음 총선에 있어 현 의석수를 절대로 지킬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언개혁 동력은 완전히(최소한 당분간은) 잃어버린 상태이며 이제 이러한 부분에 있어 신뢰도는 너무 많이 내려간 상황이다.

아마 현 정권이 끝날때까지 움직임이 있더라도 돌이킬 수 있는 수준의 개혁으로 시늉만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앞에선 총칼을 겨누고 뒤에선 서로 웃어주는 밀월관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서로가 공고한 적이 되어줘야 아군으로부터 확실한 표를 받을수 있는 상황이기에 이는 정치적으로 살아남기 가장 좋은 구조를 짜준 상황이다.

이제 더불어민주당이 정의당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내줄 수 있는 상황이 된 현재로써 정의당은 정말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정말 거대양당체제로 완벽하게 전환이 된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은 말 그대로 정말 큰 정계개편이 일어난 대선으로 보이며 페미논쟁이 정계에서 가장 강력한 불꽃을 일으키기 시작한 주요 이벤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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